지난 주말에 뉴스 하나를 읽고 생각이 많아졌다. 앤스로픽이 자기 회사 채용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는데, 신규 채용에서 주니어 기술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사이에 27%에서 9%로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AI를 만드는 회사가 AI 때문에 주니어를 덜 뽑게 됐다고 스스로 공개한 셈이다. 사내에서 AI 에이전트가 일한 시간이 사람이 일한 시간의 6배라는 수치도 같이 나왔다. 남 얘기처럼 읽히지 않았다. 15년 넘게 이 바닥에서 밥을 벌어먹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언젠가 "아빠, 나도 개발자 할래"라고 말할지도 모르는 아이 셋의 아빠로서, 오늘은 코드 얘기 대신 이 논쟁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숫자로 보는 주니어 절벽, 과장이 아니었다처음에는 흔한 공포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는 ..
월요일 아침마다 지난 한 주 테크 뉴스를 정리하고 있다. 이번 주(10월 12일~18일)는 보안과 반도체가 번갈아 가며 시장을 흔든 한 주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역대 최대 규모의 패치를 쏟아냈고, 중국 메모리 업체의 발표 한 번에 코스피가 5% 넘게 빠졌다가 다음 날 바로 반등했다. 그 와중에 앤스로픽은 상장 전 실적을 처음 공개하며 IPO 레이스의 방아쇠를 당겼다. 하나씩 정리해 본다.역대 최대 패치 화요일, 1,413건 그리고 AI가 찾아낸 제로데이10월 1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10월 정기 보안 업데이트(패치 화요일)를 배포했다. 이번에 수정된 취약점이 무려 1,413건. 집계 기관마다 1,407~1,414건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970여 건으로 기록을 세웠던 9..
지난달에 둘째가 학교 끝나고 두 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같은 반 친구 집에 가서 놀고 있었는데, 그 두 시간 동안 아내와 나는 번갈아 가며 학교 앞과 놀이터를 돌았다. 결론은 해프닝이었지만, 그날 저녁 부부회의 안건은 하나였다. "위치 확인되는 뭔가를 하나 달아주자."그래서 한 달 동안 알아봤다. 키즈폰, 위치추적 태그, 공기계에 패밀리링크까지.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하나 결정하면 밑으로 두 번 더 써먹게 되는 구조라, 대충 고를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계산기 두드린 내용을 정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0원 키즈폰"이라는 말에 바로 서명하지 않은 게 제일 잘한 일이었다.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초등학생 위치 확인 장비는 결국 세 갈래로 정리된다.위치추적 태그 — 갤럭..
휴대폰 사진첩을 열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이가 셋이면 사진이 그냥 쌓이는 게 아니라 쏟아진다. 첫째 때는 한 장 한 장 고르면서 찍었는데, 셋째쯤 되니 연사로 갈기고 나중에 고르자는 식이 됐다. 그렇게 10년 넘게 모인 가족 사진과 영상이 수백 기가다. 그리고 어느 날 구글 포토가 조용히 경고를 띄웠다. 저장용량이 거의 다 찼다고.결국 선택지는 두 개다. 매달 돈을 내고 구글에 맡기느냐, 목돈을 들여 집에 NAS를 들이느냐.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상 NAS는 진작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실제로 홈서버 비슷하게 굴려본 경험도 있다. 그런데 "가족 사진 백업"이라는 목적 하나만 놓고 보면 답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더라. 오늘은 이 둘을 돈, 편의성, 안전성 세 가지 축으로 제대로 비교해 본다.구글 포토가..
지난달에 사내 어드민 화면에서 묘한 버그 제보를 받았다. 검색창에 "김"까지 치고 "김철수"를 마저 입력했는데, 결과 목록에는 "김"으로 검색한 결과가 떠 있다는 것이다. 재현도 잘 안 되고, 새로고침하면 멀쩡하다. 네트워크 탭을 한참 들여다보고서야 원인을 찾았다. 먼저 보낸 "김" 요청이 늦게 도착해서, 나중에 보낸 "김철수" 응답을 덮어쓰고 있었다. 전형적인 레이스 컨디션이다.이 문제의 정석 해법이 AbortController다. 이름은 다들 안다. 그런데 15년 일하면서 느낀 건, 이걸 "fetch 취소하는 거"라고만 알고 실제로는 안 쓰는 개발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요즘 자바스크립트에서 AbortController는 요청 취소를 넘어 타임아웃, 이벤트 리스너 정리까지 커버하는 범용 취소 도..
이번 주는 한 주 안에 천당과 지옥이 다 있었다. 오픈AI는 GPT-6를 무료 사용자까지 풀면서 "챗봇의 다음 단계"를 자랑했는데, 바로 다음 날 매출 숫자가 알려진 것보다 한참 적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술주가 휘청였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0조라는, 몇 년 전이라면 오타라고 생각했을 숫자를 찍었다. 지난주(10/5~10/11) 뉴스 중에서 개발자 입장에서 알아둘 만한 것들만 추려봤다.GPT-6 전면 배포, 챗GPT 답변이 '화면'이 되기 시작했다오픈AI가 10월 7일(현지시간) GPT-6를 챗GPT 전체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유료 티어(Plus, Pro, Business, Enterprise)에는 GPT-6 솔(Sol)이, 다음 날인 8일부터는 무료·Go 티어에 GPT-6 루나(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