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둘째가 학교 끝나고 두 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같은 반 친구 집에 가서 놀고 있었는데, 그 두 시간 동안 아내와 나는 번갈아 가며 학교 앞과 놀이터를 돌았다. 결론은 해프닝이었지만, 그날 저녁 부부회의 안건은 하나였다. "위치 확인되는 뭔가를 하나 달아주자."그래서 한 달 동안 알아봤다. 키즈폰, 위치추적 태그, 공기계에 패밀리링크까지.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하나 결정하면 밑으로 두 번 더 써먹게 되는 구조라, 대충 고를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계산기 두드린 내용을 정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0원 키즈폰"이라는 말에 바로 서명하지 않은 게 제일 잘한 일이었다.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초등학생 위치 확인 장비는 결국 세 갈래로 정리된다.위치추적 태그 — 갤럭..
휴대폰 사진첩을 열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이가 셋이면 사진이 그냥 쌓이는 게 아니라 쏟아진다. 첫째 때는 한 장 한 장 고르면서 찍었는데, 셋째쯤 되니 연사로 갈기고 나중에 고르자는 식이 됐다. 그렇게 10년 넘게 모인 가족 사진과 영상이 수백 기가다. 그리고 어느 날 구글 포토가 조용히 경고를 띄웠다. 저장용량이 거의 다 찼다고.결국 선택지는 두 개다. 매달 돈을 내고 구글에 맡기느냐, 목돈을 들여 집에 NAS를 들이느냐.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상 NAS는 진작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실제로 홈서버 비슷하게 굴려본 경험도 있다. 그런데 "가족 사진 백업"이라는 목적 하나만 놓고 보면 답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더라. 오늘은 이 둘을 돈, 편의성, 안전성 세 가지 축으로 제대로 비교해 본다.구글 포토가..
지난달에 사내 어드민 화면에서 묘한 버그 제보를 받았다. 검색창에 "김"까지 치고 "김철수"를 마저 입력했는데, 결과 목록에는 "김"으로 검색한 결과가 떠 있다는 것이다. 재현도 잘 안 되고, 새로고침하면 멀쩡하다. 네트워크 탭을 한참 들여다보고서야 원인을 찾았다. 먼저 보낸 "김" 요청이 늦게 도착해서, 나중에 보낸 "김철수" 응답을 덮어쓰고 있었다. 전형적인 레이스 컨디션이다.이 문제의 정석 해법이 AbortController다. 이름은 다들 안다. 그런데 15년 일하면서 느낀 건, 이걸 "fetch 취소하는 거"라고만 알고 실제로는 안 쓰는 개발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요즘 자바스크립트에서 AbortController는 요청 취소를 넘어 타임아웃, 이벤트 리스너 정리까지 커버하는 범용 취소 도..
이번 주는 한 주 안에 천당과 지옥이 다 있었다. 오픈AI는 GPT-6를 무료 사용자까지 풀면서 "챗봇의 다음 단계"를 자랑했는데, 바로 다음 날 매출 숫자가 알려진 것보다 한참 적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술주가 휘청였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0조라는, 몇 년 전이라면 오타라고 생각했을 숫자를 찍었다. 지난주(10/5~10/11) 뉴스 중에서 개발자 입장에서 알아둘 만한 것들만 추려봤다.GPT-6 전면 배포, 챗GPT 답변이 '화면'이 되기 시작했다오픈AI가 10월 7일(현지시간) GPT-6를 챗GPT 전체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유료 티어(Plus, Pro, Business, Enterprise)에는 GPT-6 솔(Sol)이, 다음 날인 8일부터는 무료·Go 티어에 GPT-6 루나(Lu..
며칠 전 사내 신규 프로젝트 킥오프에서 인증 방식 얘기가 나왔다. 주니어 한 명이 "요즘 누가 세션 쓰나요, JWT 가야죠"라고 했고,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이 프로젝트는 세션이 맞을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회의가 끝나고 그 친구가 따로 물어보러 왔다. 왜 JWT가 아니냐고. 그때 했던 얘기를 정리해서 글로 남긴다. 15년 넘게 백엔드를 하면서 JWT로 인증을 구현해 장애도 겪어봤고, 세션으로 돌아간 프로젝트도 있고, 결국 둘 다 쓰는 프로젝트도 있다. 이론은 간단한데 실무는 간단하지 않았다.세션 인증과 JWT, 교과서 설명은 이렇다복습부터 하자. 세션 인증은 로그인에 성공하면 서버가 세션 ID를 만들어 저장소(메모리, Redis, DB)에 보관하고, 브라우저에는 그 ID만 쿠키로 내려주는 방식이다...
아침에 애들 등교시키려고 현관문을 여는데 공기가 달라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반팔로 버틸 만했는데, 이번 주부터는 얇은 패딩 조끼를 꺼냈다. 이맘때가 되면 우리 집에는 연례행사가 하나 있다. 독감 예방접종이다. 아이가 셋이면 접종도 이벤트다. 한 명씩 데려가면 세 번 왕복이고, 한 번에 데려가면 소아과 대기실에서 한 시간짜리 인내심 테스트가 열린다.오늘은 올해 바뀐 어린이 독감 국가예방접종 내용부터, 아이 셋을 데리고 10월 안에 접종을 끝내는 우리 집 방식, 그리고 접종만으로는 다 못 막는 환절기 감기를 조금이라도 덜 달고 사는 생활 루틴까지 정리해 본다. 매년 하는 일인데도 매년 헷갈려서, 나 스스로 보려고 정리하는 글이기도 하다.올해 어린이 독감 무료접종, 바뀐 것부터 확인질병관리청 발표(2026년..
